다낭과 후에 사이의 기찻길은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꼽힙니다. 선로가 하이반 고개의 바다 쪽 절벽을 따라 굽이치는데, 자동차는 이 풍경을 볼 수 없어요. 차들은 산 아래 하이반 터널로 통과하거든요. 고개 위로 넘는 건 오토바이와 일부 투어 차량뿐이고, 그마저도 철길이 지나는 해안 절벽까지는 닿지 못합니다. 즉, 이 해안선을 제대로 보려면 기차가 거의 유일한 방법입니다.
거리는 약 103km, 시간은 2시간 30분에서 3시간 30분쯤 걸려요. 차로 터널을 지나면 1시간 45분이면 닿으니 기차가 느린 건 맞습니다. 하지만 그 한 시간 반의 차이가 다낭만을 내려다보는 전망, 프랑스 식민지 시절 뚫은 짧은 터널들, 그리고 고개 너머 랑꼬 석호의 초승달 같은 만으로 채워집니다. 창문만 열면 바람과 바다 냄새까지 들어와요.
💡 한 줄 결론: 시간이 빠듯하면 차가 빠르지만, 여행 자체를 즐기고 싶다면 기차입니다.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면 두말할 것 없이 기차예요. 가장 좋은 조합은 한 방향은 기차, 다른 방향은 하이반 고개를 차/바이크로 — 고개 위 전망과 해안 철길을 둘 다 봅니다.
이 글은 다낭 여행 마스터 가이드 중 ‘기차로 후에 가기’만 깊게 판 거예요. 어느 열차, 어느 자리, 어떻게 예매하는지까지 아래에서 하나씩 짚어 드릴게요.
2. 두 종류의 기차: 헤리티지 관광열차 vs 일반 통일열차
다낭↔후에 구간에는 성격이 다른 두 종류의 기차가 다닙니다. 어느 쪽이 맞는지는 ‘경험을 살래, 돈을 아낄래’로 갈려요.
헤리티지 관광열차 (HD)
일반 통일열차 (SE)
성격
2024년 시작된 ‘중부 유산 연결’ 관광열차. 복고풍으로 새단장한 객차
하노이~호찌민을 잇는 정규 열차의 한 구간
분위기
라이브 후에 전통음악(까후에), 후에 향토음식 칸, 랑꼬역 10분 포토 정차
꾸밈없는 현지 열차. 도시락·간식 카트, 현지인과 섞여 타는 맛
요금
약 18만~46만 동(등급·요일별)
소프트시트 약 8만~15만 동($3~6)
좌석
지정 소프트시트·프리미엄·VIP. 자리 방향이 정해져 있을 수 있음
소프트시트, 4인 소프트침대, 6인 하드침대 — 자리 직접 선택 가능
운행
하루 2편 내외(오전·오후)
주간·야간 합쳐 더 자주
추천
경험과 사진이 목적, 여유 있는 일정
저렴·유연하게, 또는 헤리티지 매진 시
고르는 법: 이 구간이 ‘여행의 하이라이트’라면 헤리티지 열차의 분위기가 값을 합니다. 그저 후에로 넘어가는 이동이라면 일반 SE 열차가 훨씬 싸고, 자리를 직접 고를 수 있어 바다 쪽(오른쪽)에 앉기 더 쉬워요. 일반 열차도 풍경은 똑같이 지나갑니다 — 라이브 음악과 새 객차가 없을 뿐이죠.
3. 시간표: 몇 시에 떠나 몇 시에 닿나
다낭→후에(북행) 기준으로, 낮에 가야 하이반 풍경을 봅니다. 밤 열차는 풍경이 안 보이니 이 구간만큼은 무조건 주간편을 고르세요.
헤리티지 관광열차 (다낭 → 후에)
HD2 (오전): 다낭 약 07:45 출발 → 후에 약 11:30 도착
HD4 (오후): 다낭 약 14:20 출발 → 후에 약 17:30 도착
반대 방향(후에 → 다낭)은 HD1·HD3이 운행
일반 통일열차 (SE)
SE 계열 열차가 하루에도 여러 번 이 구간을 지나갑니다. 그중 오전~한낮에 다낭을 떠나는 편을 고르면 하이반을 밝을 때 통과해요. 정확한 시각은 시즌마다 바뀌니, 예매 사이트나 앱에서 ‘Da Nang → Hue’로 당일 검색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.
💡 아침편 추천: 오전 열차(HD2 등)를 타면 후에에 점심 무렵 도착해 왕궁·황릉을 둘러볼 한나절이 남습니다. 오후편은 도착하면 거의 저녁이라, 후에에서 1박 할 때 잘 맞아요.
4. 요금과 좌석 등급
가격은 ‘어떤 열차의 어떤 좌석’이냐에 따라 꽤 벌어집니다. 어차피 짧은 구간이라 어느 쪽이든 비싸지 않아요.
좌석
대략 요금(편도)
느낌
일반 SE 소프트시트
약 8만~15만 동 ($3~6)
가성비 최고. 에어컨·등받이 의자
일반 SE 소프트침대(4인실)
조금 더 높음
짧은 낮 구간엔 과하지만 누워 가고 싶다면
헤리티지 소프트시트
평일 약 18만 / 주말 약 21만 동
새 객차 + 라이브 음악 포함
헤리티지 VIP
평일 약 39.5만 / 주말 약 46만 동
가장 넓은 좌석(2026년 4월 도입)
2026년 3월부터는 헤리티지 열차에 좌석 수를 56석 → 32석으로 줄인 프리미엄 소프트시트 객차도 생겨, 다리 공간이 훨씬 넉넉합니다. 요금은 판매처·시즌마다 다르니 예매 단계에서 최종 확인하세요. 전체 여행 예산 관점에서 보면 이 구간 교통비는 어느 등급이든 부담이 작은 편입니다. 👉 Klook에서 실시간 가격·좌석 확인하기
5. ⭐ 바다를 보려면 어느 쪽에 앉아야 하나
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입니다. 다낭 → 후에로 갈 때는 진행 방향 기준 오른쪽(바다 쪽)에 앉으세요. 반대로 후에 → 다낭이면 왼쪽입니다.
방향
바다·해안이 보이는 쪽
다낭 → 후에 (북행)
⭐ 오른쪽
후에 → 다낭 (남행)
왼쪽
⚠️ 다낭역은 ‘막다른’ 종착식 구조라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어요. 하노이/호찌민에서 오던 열차가 다낭에서 기관차를 반대편에 다시 연결하는데, 이때 좌석의 앞뒤 방향이 바뀝니다. 다낭에서 처음 타고 오르는 거라면 신경 쓸 일이 없지만, 더 남쪽에서 이미 타고 온 경우엔 ‘오른쪽’의 기준이 다낭 이후 뒤집힐 수 있으니, 자리 잡고 나서 실제로 바다가 어느 창에 보이는지 한 번 더 확인하세요.
일반 SE 열차는 좌석을 직접 고를 수 있어 오른쪽 창측 자리를 잡기 쉽습니다. 헤리티지 열차는 좌석이 지정·고정인 경우가 있으니, 예매할 때 ‘오른쪽 창측’을 콕 집어 요청하거나 창측 좌석번호를 확인하세요. 성수기엔 좋은 자리가 먼저 나가요.
하이반 아래 랑꼬 석호 — 기차가 후에로 가며 끼고 도는 초승달 만. 사진: Andre Hospers, CC BY 4.0, Wikimedia Commons.
6. 창밖에 펼쳐지는 풍경
출발하면 처음엔 도심을 지나다가, 곧 다낭만의 푸른 물이 오른쪽으로 열립니다. 기차는 점점 고도를 높이며 하이반 산의 바다 쪽 사면을 타고 올라가요. 뒤를 돌아보면 다낭 시내와 해변이 한눈에 들어옵니다.
이어 프랑스 식민지 시절 뚫린 짧은 터널들이 연달아 나타나는데, 잠깐 깜깜해졌다가 다시 확 트인 바다가 ‘짠’ 하고 펼쳐지는 리듬이 묘하게 중독적이에요. 고개를 넘어 내려가기 시작하면 랑꼬의 초승달 만과 석호가 등장합니다 — 안개 낀 산 아래 잔잔한 물, 어선, 그리고 물 위에 떠 있는 수상 가옥과 바구니 배까지.
후에에 가까워지면 풍경이 다시 바뀝니다. 끝없는 논, 물소, 작은 마을이 차창을 스쳐 지나가죠. 카메라나 휴대폰은 미리 꺼내 두세요 — 가장 좋은 장면은 예고 없이 지나갑니다.
호이안에 묵고 있다면 한 가지 알아 둘 게 있어요. 호이안에는 기차역이 없습니다. 가장 가까운 역이 바로 다낭역이에요.
그래서 호이안 → 후에를 기차로 가려면, 먼저 호이안에서 다낭역까지 차로 이동(약 45분~1시간)한 뒤 기차를 타야 합니다. 그랩 카, 호텔 픽업, 전세차 어느 쪽이든 가능해요. 이동 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HD4보다 오전 HD2를 타려면 호이안에서 꽤 일찍 나서야 하니, 시간 계산을 넉넉히 하세요.
💡 호이안에서 출발한다면 ‘호이안 → 다낭역(차) → 후에(기차)’ 동선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어요. 이럴 땐 호이안에서 바로 후에까지 전세차로 하이반 고개를 넘는 방법도 한 번 비교해 보세요(아래 ‘기차 vs 자동차’ 참고).
석호 위 수상 가옥과 바구니 배 — 기차 창밖에서 흔히 보는 풍경. 사진: Clay Gilliland, CC BY-SA 2.0, Wikimedia Commons.